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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의 "신속한" 규제 배경 - "금지"가 초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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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일의 그래프입니다. 19일 미국 현지 시간으로, 미국에서는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된 논의가 있었는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논의의 배경 그리고 왜 갑작스럽게 신속히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온 것이지, 그리고 그 함의점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옐런 장관을 비롯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개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미국 금융시장의 규제기관들의 장이 대부분 참석을 했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물인 보고서는 8월에서 9월 정도에 발간될 것이라고 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잘 아시는 분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유로 등 주요국 통화와 일대일로 가치가 연동돼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등락이 심하지 않습니다. 중앙 정부에서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발행이 됩니다. 테더는 테더재단에서 발행을 하는데, 테더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와 함께 아이파이넥스라는 회사 산하에 있는 종속회사입니다. 유에스디코인은 서클사에서 발행을 하는데, 발행을 위해 중국 암호화폐 채굴업체 비트메인, 블록체인캐피탈 등과 센트레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였습니다. 바이낸스유에스디는 바이낸스거래소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의 규모는 최근 11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일 거래량 509억 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약 1년전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1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암호화폐를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레버리지, 선물 투자 등의 담보물로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필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갑작스러운 바로 이 회의의 긴급성 때문입니다. 영어 기사에도 빠르게, 한글 기사에서는 서둘러야 한다는 표현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갑작스럽게, 그리고 빠른 속도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필요했다고 한 것일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의 규모의 급성장에 기인합니다. 지난해 약 110억 달러 수준이었던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올해 1000억달러를 달성하며 1년에 10배가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협의통화인 엠원은 규모가 약 18.7조달러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0.1조달러인 스테이블코인의 규모는 유의미한 규모로 보입니다. 

 


게다가,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더사가 보유한 기업어음이 약 3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하였습니다.전 세계적으로 기업어음의 최대 투자자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준비자산 테더 자산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시장의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부분은 물론 중요하지만, 표면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미 당국자들의 빠른 움직임을 촉구한 것은 바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국가의 결제 시스템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인프라이기 때문에, 그 시장 참여자들은 적절히 규제되어 왔습니다.  미팅이 끝난 이후 미재무부에서 발표한 회의 내용을 보시면, 크게 세가지 주제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급성장, 지급결제수단으로서의 스테이블코인, 세번째로는 소비자, 금융시스템,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인데, 저는 두번째 세번째 이슈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슈가 금융당국 눈에 거슬리는 이유는 민간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결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고, 이를 방치했을 경우 통제 가능 범위를 넘어선다는 판단이 선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다음 두 사건으로 보입니다. 

 


비자는 올 3월부터 유에스디코인을 결제 시스템에 허용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뒤질새라 7월에는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추진하기로 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미 비자카드는 올해 상반기 비자카드를 이용한 암호화폐 결제액이 1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크립토닷컴 등 50개 플랫폼과 제휴해서 가상자산으로 쇼핑 대금 결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파트너쉽은 지난 4개월간 43% 늘어 50곳이 된 것입니다. 굉장히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확장세에 기름을 붙듯, 3월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여기에 뒤질세라 마스터카드도 유에스디씨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유에스디씨가 직접 결제에 활용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가 가상자산으로 결제를 요청하면, 시스템 내부 배경에서 유에스디씨로 변환한뒤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유에스디씨로 결제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유에스디씨가 결제에 활용되는 사실만으로 미국 당국자들이 경계할만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은행들을 활용하는 결제망과는 달리, 민간에서 독자적인 결제망을 구축하는 것으로까지 내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고유권한에 대한 위협을 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확장세도 굉장히 빠르고, 기존 금융결제망도 더 빠른 전송이 가능하다는 이점마저 있습니다. 그래서 다급하게 미팅이 소집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신기하게도 비자와 협력하여 비트코인 보상 신용카드 출시를 준비하는 블록파이에 대해서, 뉴저지 주정부는 블록파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계좌들에 대한 정지명령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테더는 달러 표시 상업어음 등 시총의 절반가량만 달러자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고객들이 테더 등의 지불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고 일시에 달러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면 테더는 지불불능인 디폴트를 선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위와 같이 옐런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 예민하게 받아들였고, 최근 시장 하락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분명 이 점은 앞으로도 시장 하락 재료로도 사용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규제 움직임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도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하기 보다는 적절한 규제를 적용할 것을 생각하고 있고, 이럴 경우 결제수단이 될 가능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옐런도 마찬가지로 금융 시스템에 야기할 위험성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합니다. 스테이블코인 운영사들이 자금세탁방지, 준비금 강화, 공시 등의 규제를 준수할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더욱 대중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자산이 될 것이고, 가상자산의 매매가 더 수월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 당국자들의 톤은 기술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 부의장인 랜달 퀄스는 심지어 디지털 달러를 급하게 발행하기 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들을 보완하고 있어 씨비디씨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까지 주장하였습니다. 국경 간 지급 시스템의 높은 비용, 느린 속도, 불투명성 등의 달러 시스템의 한계인데, 스테이블코인이 이러한 부분을 상당부분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클사의 씨이오는 궁극적으로 바이든 정부가 가상화폐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까지 장담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변화는 인터넷의 상용화와 같은 변화이고, 미국을 더욱 경쟁력있게 하는 인프라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을 미국의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탠스와도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은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려고 합니다. 만약, 미국 중심의 민간 스테이블 코인인 유에스디씨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육성한다고 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구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