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 합병: 소파이 SoFi (+스퀘어와 레모네이드가 동시에 보이는 기대주, 강력한 리더쉽, 그리고 피터틸 투자)
안녕하세요. 내일의 그래프입니다. 오늘은 스팩인 아이피오이(IPOE)와 합병하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 소파이(SOFI)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파이에서는 스퀘어와 레모네이드의 그림이 겹쳐 보이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미래가 굉장히 기대되는 금융회사입니다.
소파이는 2011년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재학 중이던 마이크 캐그니가 동문 세명과 함께 창업한 개인간거래(P2P) 금융회사입니다. 스탠포드대 졸업생들이 모여서, 재학생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중계 플랫폼에서 시작했습니다. 회사 이름도 소셜파이낸스(Social Finance)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뜻인 "사회적 금융"의 머리글자에서 따왔습니다. 그렇게 졸업생들에게 이백만달러를 모아, 재학생 100명에게 대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그 시스템을 여러 대학에 도입하여 학자금 대출사업을 확대했습니다. 소파이는 현재 학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주식거래, 직불카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규모나, 언론의 반응만 봐도 주목받는 회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파이는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하는 회사였을까요? 미국인들 중 50%는 복수의 은행 계좌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 중 80%는, 그 이유를, "통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탑샵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사천칠백개의 은행기관에 걸쳐 총 오억개의 은행계좌가 있다고 합니다. 금융을 활용하는데 있어, 편리성, 다양한 상품, 낮은 수수료, 이런 문제를 "단 한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금융회사가 바로 소파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파이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자료를 보면, 주 타겟 대상은 연 10만불(약 1.1억 원) 이상을 버는 22세 이상 중, 고소득자지만 충분히 대우(not well served)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비교적 좋은 대학에 갓 입학한 대학생들이고 유망한 미래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대학생 신분으로는 금융권으로부터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 타겟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왜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타게팅하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소파이는 은행이 아닙니다. 물론 은행 라이센스를 받으려고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피투피 회사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많이 있습니다. 소파이의 홈페이지에도, 아래 디스클레이머에 그런 부분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에서 예금이 보장되지 않고,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 아래도 보면, 소파이는 은행계좌가 아니라, 증권계좌라고 하고 있습니다. 소파이와 계열사가 은행과 연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 관련 기능이 필요한 부분은 은행 라이센스를 "빌려서" 업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부가적인 비용이 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소파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의 풀을 만들어서 대출을 해주는 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선는 망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이 점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발하다고 봅니다. 지난번 레모네이드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작은 부분에서 시작하라"라는 피터틸의 메시지와도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망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금융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모델입니다. 적어도 10만불 이상을 버는, 좋은 대학을 나온 개인들이, 연체 확률이 비교적 낮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변호사, 의사, 금융맨 등 고소득층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 마이크 캐그니가 2011년 재학생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업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바로 첫번재 투자포인트가 나옵니다. 소파이의 주요 고객층은 고학력, 고소득의 20대부터 40대까지입니다. 고객층이 한정적이긴 하지만, 긴 상환기간, 높은 한도의 대출, 비교적 저금리 상품을 제공해 이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소파이 입장에서는 돈을 빌린 사람들이 연체하거나 파산할 위험이 적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줘도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소파이는 2016년 무디스로부터 피투피 금융기업 중 최초로 무디스에서 에이에이에이 등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소파이는 신용 평가에서 금융, 비금융 정보를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삼대 신용평가사인 엑스페리안, 트랜스유니온, 에퀴팍스의 신용평가가 반영된 스코어, 신용평가사가 만든 벤티지스코어, 대출자의 현금 유동성과 수입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학력, 직장 경력, 승진 가능성, 업무 성과, 취업이나 이직 준비 등을 주요 평가 지표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고객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도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파이의 시작점은 중간에 있는 것과 같이, 바로 학자금대출입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일단 학자금을 받게 되면, 고객들이 소파이를 떠나지 않게 하는 전략입니다. 일단 진입하게 되면, 이때부터는 극진히(?) 모시게 됩니다. 예금금리도, 대출금리도 시중금리보다 유리하게 적용해주려 합니다. 학자금 대출에서, 투자, 개인 대출, 신용카드, 궁극적으로 가정을 꾸려 주택대출까지 받는 모델입니다. 여기서, 바로 차별화된 전략이 하나 더 나오는데, 바로 멤버쉽 전략입니다. 소파이에서 학자금을 대출을 받은 후 떠나지 않으면서, 이 안에서 금융에 관련된 모든 것을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멤버들에게는 굉장히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학자금 대출 사업만 하던 소파이는 2014년 주택담보대출, 2015년 개인신용대출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학자금 대출자가 취업을 하거나 전문직 자격증을 따면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기간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도 만들었습니다. 미래 가치가 높은 고객을 학자금 대출을 통해 미리 확보하고, 이들의 생애 주기에 따라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매출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소파이는 대출자가 파산하지 않고 경제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오래 자사 고객으로 남을 수 있도록 특별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가령, 갑작스럽게 실직할 경우 3개월까지 상환을 유예해주고,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재취업 컨설팅이나 창업 교육을 제공합니다. 재취업 컨설팅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코칭도 해줍니다. 소파이가 직접 대출자와 동종 업계에서 일하는 다른 고객을 찾아 연결해주고 일자리를 알선해주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법률, 자산 관리 전문가들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를 통해 고객들에게 올바른 자산 관리와 재테크 방법을 제공합니다. 부동산 보유 계획까지 함께 자문해줍니다. 지금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 동반 성장하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세번째 투자포인트는 이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인 '갈릴레오'를 12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갈릴레오 인수를 통해 디지털결제 시장으로도 확장하려고 합니다. 갈릴레오가 서비스하던 소상공인도 흡수할 수 있게 됩니다. 홍콩 주식 거래 플랫폼 스타트업 '에잇 시큐리티를' 인수하기도 했고, 소파이는 통화감독청에 은행 인가 신청도 하면서 종합금융 핀테크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스퀘어도 은행 인가를 신청 중이라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은행 인가를 받음으로써,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대출도 추가로 진행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자본 확충도 필요하겠습니다. 2025년에는 은행 인가를 통한 에비따가 3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살펴본 바와 같이, 회사를 굉장히 영리하게 잘 꾸려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더 매력적인 것은 대표이사입니다. 현 대표이사인 앤소니 노토는, 마이크 캐그니가 성추문에 휘말린 뒤 들어온 긴급 소방수입니다. 그런데, 이 역할의 적임자로 보입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 워튼에서 엠비에이를 했고, 골드만삭스에서 굉장히 신임을 받았던 임원이었다고 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잭도시의 가장 오른팔로 주요 사업을 많이 담당했다고 합니다. 영상을 봐도, 비전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금융과 테크를 동시에 접해본 인물로, 핀테크 회사인 소파이에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회원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말에는 백칠십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2021년 말에는 75% 증가한 3백만명까지 늘릴 예상입니다. 물론, 예상치이기는 하지만, 최근 2개 분기 성장률을 보면, 꽤 높은 성장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회원수가 늘어나면, 소파이 내부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모델로 보입니다. 소파이는 남미, 멕시코로도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파이는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기업입니다. 창업 이후 현재까지 소프트뱅크, 카타르투자청, 페이팔 창업자 피터틸 등으로부터 누적으로 3조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스팩 설립자 샤마스 측도 이번에 2.8억불을 추가로 파이프로 투자한 것으로 보여서,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합병구조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인수 총 유통주식수는 8.7억주가 되고, 스팩의 기본 가격 10불을 가정했을 때 약 87억달러를 시가총액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어제 종가로 이미 18.74불이 되었기 때문에, 약 162억달러 시가총액을 가정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행히 어제 급등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2% 소폭 하락했습니다. 이 중에 파이프 투자자 자금은 12억 달러이고, 이 중 차마스 측에서 들어온 자금 2.8억불이 있습니다. 높은 가능성을 보고 티로프라이스라는 미국의 운용사도 투자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는 1분기내 종결 예정입니다.
손익계산서도 살펴보면, 올해는 약 6.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주 사업인 대출에서 돈을 벌고 있고, 기타 금융업에 손실이 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영업이익은 육천육백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에비따 기준으로 이익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미루어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향후 매출 성장률도 기입해놓았는데, 소폭 공격적이지만,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퀘어와도 밸류에이션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스퀘어의 손익계산서도 살펴보면, 엄청난 성장을 거두어왔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현금 사용에 획기적으로 줄면서, 스퀘어와 같은 회사에 기회가 왔습니다. 스퀘어의 매출 비중도 보면, 상공인 거래 매출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가장 크고, 서비스, 그리고, 비트코인 매출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매출은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수수료 매출인데, 올해에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는 사업이 다르다는 점은 감안하셔야겠습니다만, 현재 매출로 보면 아직은 스퀘어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2021년 매출이 약 10억달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매출로만 보면 현재 단계는 스퀘어의 2014년 정도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스퀘어 상장이 2015년이었기 때문에, 냉정하게 말하면 현재 162억달러 시가총액은 2017년 말 기준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매출이 22억달러까지는 올라야하기 때문에, 지금 소파이의 예상 시가총액은 스퀘어보다 높은 가격대로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감안은 하셔야겠습니다. 조정이 온다면 추가로 더 담는 전략이 좋겠습니다.
결론도 한번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핀테크 산업이 유망하다는 것은 모두 다 아실 것이지만, 그만큼 기존 회사들의 저항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것으로는 소파이가 잘 공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도 고려는 하셔야겠지만, 50% 성장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 들어오면, 나가지 않게하는 락인전략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확장성은 무궁무진하고, 엠엔에이를 통해 공격적인 확장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투자자면면도 화려합니다. 다만, 직원 리뷰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스타트업의 느낌이 아직은 있어서, 더 많은 혜택을 원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있어 보입니다. 재무는 아직 손실이 나지만, 미래를 보면, 긍정적인 숫자들로 보입니다. 밸류에이션도 아직은 오버슈팅 느낌이 있기는 하여, 기회가 오면 추가로 매입하는 전략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